[김선진의 바이오 인사이트6] 임상 2·3상 개시에 투자자들 흥분해선 안 되는 이유


임상시험 계획 승인이 이뤄진 후 실제로 환자에게 투약될 때까지 여러 행정 절차가 남아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임상시험 계획 승인(IND approval)이 이뤄진 이후에도 실제로 환자에게 투약될 때까지 여러 행정적 절차가 남아 있다. 이 글에서는 임상시험의 결과에 대해 스폰서(제약회사) 혹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규제 기관이 내놓은 해석과 결정을 다루겠다.

인체에 사용하는 모든 약품의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조건은 ‘독성’이라고 표현되는 ‘안전’이다. 아무리 효능이 뛰어난 약도 독성이 치명적이거나 다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상용화 가능성이 떨어진다. 임상시험 중 계속해서 시도하는 투여 주기를 조절하거나 다른 약과 병용을 통한 투여 용량을 최적화하는 작업이 바로 독성과 효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노력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임상 1상, 2상 시험을 마치고 2상, 3상으로 진행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임상시험 개시 발표에 주식시장이 동요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 임상을 진행한다는 것은 신약 개발의 진도가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석에는 신중해야 한다.

실제로 1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는 의미는 실험적인 약물 또는 치료법의 부작용을 규명하고 안전한 용량 범위를 결정하고 안전성을 평가한다는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효능을 발휘하고 중대한 독성이 없을 것으로 기대되는 약품의 용량을 알아냈다는 의미다. ‘성공과 실패보다는 완료’라는 표현이 맞는 임상시험 단계’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이 있다. 심각한 독성이 있는 등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면 규제 기관은 다음 단계인 2상으로 진입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즉 규제 기관은 스폰서가 자체 판단에 의해서 임상 2상 시험을 신청하면 그 데이터에서 위에 기술한 결정적인 문제점이 없는 한 승인해 주는 것이다. 즉 임상 2상 시험 개시 소식에 좋아는 하되 너무 흥분하거나 속단하지 말아야 한다. 아직 물질의 성공과 실패를 논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최근 1상에서도 변형된 디자인을 이용하여 효능의 경향성을 검증할 수는 있지만, 통계학적인 유의성 평가에는 한계가 있다. 임상 2상 시험은 신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한 단계로, 약리 효과 확인, 적정 용량 또는 용법 결정하기 위한 시험, 즉 시험 연구 약물 또는 치료법이 효과가 있는지, 더 많은 안전성 관련 자료를 탐색한다.

임상 2상 시험의 완료 시점부터 등장하는 용어가 있다. 평가 지표 혹은 평가 변수로 1차, 2차 평가 지표⋅변수가 설정된다. 1차 평가 변수는 임상 연구가 입증하거나 도출하고자 하는 목적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된 변수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1차 평가 변수가 존재하며, 대부분 확증 시험에서의 1차 평가 변수는 유효성으로 대상자 수를 추정하는 데 이용된다. 때로는 안정성, 내약성이 1차 평가 변수가 되기도 한다. 임상 연구에서 1차 평가 변수를 선정할 때는 관련 연구 분야에서 선택된 기준 및 표준에 근거하고 기존 연구 또는 이미 발표된 논문에서 얻어진 경험이 뒷받침된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물질의 주특기(효능)를 가장 분명하게 발휘할 수 있는 변수’를 설정해서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2차 평가 변수는 주목적과 관련된 보조적인 측정치 또는 2차적 목적과 관련된 효과의 측정치다. 임상시험 결과 해석 때 상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전 임상시험 계획서에서 정의된다.


임상시험을 완료한 후 발표하는 내용 중에 1차 평가 변수는 충족하지 못했으나 2차 변수를 충족했거나 하위 분석에서 효능을 관찰해서 성공적인 결과로 해석하여 이를 반영한 확장 임상 2상 시험이나 임상 3상 시험을 개시한다는 것이 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1차 평가 변수가 충족이 되었다면 스폰서는 자신감 있게 임상 2상 시험에서 성공적으로 1차 평가 변수(또는 1, 2차 평가 변수)가 충족되었고, 최종 승인을 위한 임상 3상 시험에 들어간다고 발표할 것이다.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성공이기에, 모험적인 투자가 어느 정도 용인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임상 3상 시험에서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기업은 추후 계획을 함께 발표한다. 성숙한 기다림의 자세 있어야 미래도 기약해

그렇다면 1차 평가 변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2차 평가 변수, 하위 분석에 의존한 도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스폰서는 ‘임상 2상 시험을 완료했다’ ‘약물의 개발 성공을 위해서 심층적인 평가 변수를 분석하고 다음 단계의 임상시험을 결정하고 준비하겠다’고 발표해야지 성공이나 실패라는 단어를 쓰면 안 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성공이나 실패의 최종 판단은 규제기관의 권리이자 의무다.

또 하나, 임상 3상 시험 진입도 스폰서가 임상 2상 시험이 대참사로 끝나지 않았다면 나름의 논리와 판단으로 확장된 임상 2상 시험이나 임상 3상 시험을신청할 수 있고 규제 기관도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승인해 준다. 즉 대실패가 아니라면 승인해 주는 것이지 결코 성공이 예상되어 승인을 해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역시 1차 평가 변수가 명확하게 충족되어 임상시험의 목표를 객관적이고 통계학적으로 유효하게 달성한 경우가 아니라면 신중하게 지켜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임상 3상 시험은 실험적인 연구 약물 또는 치료법의 유효성을 확증하고, 부작용을 관찰하고,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치료법과 비교하고, 이런 약물과 치료법이 안전하게 사용되는 것이 허가(승인)될 수 있도록 하는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시행된다. 약물의 최종 승인을 받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셈이다.

역시 임상 3상 시험 완료 후 1차, 2차 평가 변수의 충족에 관해서는 모든 사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관심이 집중된다. 마찬가지로 1차 평가 변수가 충족되고 통계학적인 유의성이 검증되면 소위 말하는 최종 승인, 즉 대박이 나는 것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 약물의 최적 사용법, 이익, 위험성을 포함한 부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임상 4상 혹은 시판 후 조사(PMS)가 진행되기도 한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의료 현장에서 처방이 이뤄지고 스폰서는 주가의 수직 상승을 포함해 막대한 부(富)를 얻게 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1차 평가 변수의 충족에 실패하면 문제가 시작된다. 주위의 냉혹한 평가가 이뤄지고 주가가 요동치게 된다. 소액주주들의 스폰서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스폰서가 일종의 코너에 몰리는 양상이 벌어지면 비논리적인 방어 기전을 펴게 된다. 스폰서나 투자자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종의 악순환이 생기는 것이다.

임상 3상 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지 못해 승인받지 못했을 때 주가가 폭락하거나 비난에 직면하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이전 단계라면 스폰서나 투자자가 성숙하게 기다리는 자세를 취하는 게 미래 성공을 기약할 수 있는 길이다. ‘기다림의 여유’야말로 스폰서가 실패 원인을 분석해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게, 투자자가 위험한 투기가 아닌 건전한 투자를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김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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